조희대 대법원장이 9월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공식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 요구 문서에 구체적 사유와 헌법상 근거가 없고,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에 필요한 국무총리 등의 부서(서명)도 문제라는 취지로 거부했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이 특정 후보를 배제해 공정성을 해쳤고 대통령이 임명 거부 의사를 이미 밝힌 것이 재제청 사유라고 재반박했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에도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행정이 아니라 정치"라고 비판하고 출근 시간 미준수, 법원행정처 의견 무시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맞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검토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야권은 대법원장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배경
대법관 제청 —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후보를 '제청'(추천해 임명을 요청)하고,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제청권은 대법원장,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재제청 —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후보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 이번에는 대법원장이 이를 거부한 것이 처음 있는 일로 보도됐다.
임명동의안 —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하기 전에 국회 동의를 구하는 안건. 청와대는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이 안건을 국회에 내지 않았다.
손봉기 — 대구지법 부장판사. 조 대법원장이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한 후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 대법관 후보를 먼저 추려 대법원장에게 추천하는 위원회.
흐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올해 1월 후보를 추천한 뒤 조 대법원장은 8월 18일 손봉기 부장판사(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이흥구 대법관 후임)를 서면 제청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합의가 이뤄졌지만 손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8월 28일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 제청"이라며 손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내지 않고 재제청을 요청했고, 조 대법원장은 25일 만인 9월 22일 이를 거부했다. 노 전 대법관 퇴임 뒤 이 자리는 6개월 넘게 비어 있다.
왜 중요한가
대법관 한 자리가 장기간 비어 있어 대법원 재판부 구성에 영향이 이어진다. 제청권과 임명권 가운데 어느 쪽이 우선하는지, 두 기관의 '협의' 관행이 어디까지 구속력을 갖는지가 쟁점이다. 민주당은 국회 권한을 활용해 조사·소환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연휴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대응이 나올 수 있다. 청와대가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도 볼 일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뉴욕 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에 보냈다고 공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4일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련국과 협의해 왔다"고 밝혀 사실상 이를 확인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Kursk) 지역에서 붙잡힌 지 약 1년 8개월 만에 한국에 왔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6월께 송환에 합의했고 지난 주말 제3국을 거쳐 3~4일 전 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왜 숨겼나"라며 정부가 우크라이나 대통령보다 먼저 알리지 않은 점을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안보는 음모론의 재료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협상 노력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안드리 시비하(Andrii Sybiha)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배경
북한군 러시아 파병 —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기 위해 병력을 보냈고,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진입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
전쟁 포로 송환 — 보통 포로는 교전이 끝나면 소속 국가로 돌려보낸다. 이 두 사람은 언론 인터뷰와 탈북민 단체에 보낸 편지 등으로 한국행을 원한다고 밝혀 왔고, 정부는 '본인 자유의사'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와 협의했다.
유용원 — 국민의힘 국회의원.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이 포로들을 직접 면담했다.
안철수 — 국민의힘 국회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흐름
두 포로는 2025년 1월 쿠르스크에서 생포된 뒤 우크라이나 수용소에 머물며 한국행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와 물밑 협상을 이어 왔고, 유용원 의원에 따르면 올해 6월께 송환 합의가 이뤄졌다. 9월 셋째 주 말 제3국을 거쳐 입국했으며,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던 중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먼저 알렸다.
왜 중요한가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온 첫 사례로 알려져, 북한과 러시아의 반응과 남북·한러 관계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다. 북한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유용원 의원은 이들이 파병 실상을 증언할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정부가 입국 사실을 언제·어떻게 알렸어야 했는지, 송환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을 약속했는지 등을 두고 질의가 이어질 수 있다.
9월 21일 오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나 수색대대장(중령) 등 장병 3명이 크게 다쳤다. 군은 폭발물이 어느 쪽 것인지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맡겼고, 사고 현장 조사는 추석 연휴 이후 진행하기로 했다.
24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SNS에 "북한군에게 증거인멸할 시간이라도 주겠다는 것이냐"며 고의 지연이라면 "이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국방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즉시 현장조사를 요구했다. 군은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배경
비무장지대(DMZ) — 6·25 전쟁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 남북으로 각 2km씩 설정한 완충지대. 무장 병력 배치가 금지돼 있다.
군사분계선(MDL) — 남북 군대가 대치하는 실제 경계선. 이번 사고는 이 선의 남쪽, 즉 한국군 관할 쪽에서 일어났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 정전협정 이행을 감독하는 기구. DMZ 안의 사건 조사에 참여한다.
합동참모본부(합참) — 육·해·공군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군 기관.
흐름
사고 당일 육군 25사단 장병 18명은 유엔군사령부의 현장조사를 앞두고 북한 지뢰 매설이 의심되는 지대로 가는 안전 통로를 만들던 중이었다. 선두에서 길을 내던 공병 중사가 먼저 폭발에 다쳤고, 안전조치를 위해 움직이던 수색대대장이 두 번째 폭발로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포함한 합동조사팀이 꾸려졌고, 합참은 다음 주쯤 1차 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왜 중요한가
폭발물이 북한군이 새로 묻은 지뢰로 확인되면 정전협정 위반 문제가 되고, 한국군이나 과거에 묻힌 지뢰로 확인되면 DMZ 수색 작전의 안전 관리가 쟁점이 된다. 국민의힘은 조사 지연을 정부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어, 국과수 1차 감정 결과(다음 주쯤 예상)와 연휴 뒤 현장조사 결과가 향후 국회 국방위원회 논의의 출발점이 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글을 공유하며 "농지 투기 방지와 제대로 된 농지 활용을 위해 농지 전수조사는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저항과 반발 때문에 회피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송 장관도 "전수조사 하길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24일 더불어민주당은 전수조사가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이 '강제매각'까지 밀어붙이려 한다며 "농지수탈에 진심"이라고 비판했다.
배경
경자유전(耕者有田) —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가진다'는 원칙. 헌법 제121조에 담겨 있으며,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의 농지 소유를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농지 전수조사 — 농식품부가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된 농지 약 136만ha 전체를 대상으로 소유·이용 실태를 확인하는 조사. 예산 670억원이 들며, 기본조사(5~7월)에 이어 심층조사(8~12월)가 진행 중이다.
농지 처분명령 — 농지법 위반이 확인된 소유자에게 농지를 팔도록 명령하는 제도. 정부는 이를 지자체 재량에서 의무로 바꾸고, 가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파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법을 고쳤다.
흐름
농식품부는 올해 5월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가 심층 단계로 넘어가면서 농촌에서 고령 농민이나 상속받은 농지까지 강제 처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9월 21일 무렵 보완 방침을 내 투기성이 뚜렷한 네 가지 유형(허위 영농계획으로 취득 후 방치·불법 임대, 농업법인을 세워 부동산업, 경매로 지분 취득 후 방치, 불법 전용)만 엄정 대응하고, 농촌 관행에서 생긴 경미한 위반은 특례법으로 정상화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상속·고령 농지 처분 유예도 포함됐다. 대통령의 23일 글은 이 보완책 발표 직후 나왔다.
왜 중요한가
1996년 이후 농지를 취득한 소유자, 특히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 소유자와 농지를 빌려 농사짓는 임차농이 직접 영향을 받는다. 심층조사는 12월까지 이어지므로 연말까지 위반 판정과 처분 기준이 구체화된다. 경미한 위반을 구제할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할지, 추석 민심이 여야 공방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청와대는 24일 언론 공지로,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발언을 두고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한 데 대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데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보도에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작가는 22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개혁이 민주당 입장이나 공약과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범여권 안에서도 유 작가의 표현이 지나쳤다는 반응과, 대통령이 개혁 구상을 더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나왔다.
배경
수사·기소 분리 — 범죄를 조사하는 일(수사)과 재판에 넘기는 일(기소)을 서로 다른 기관이 맡게 하는 것. 이번 정부 검찰개혁의 핵심 방향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 검찰이 갖던 수사 기능을 넘겨받는 새 수사기관. 10월 2일 출범하며, 행정안전부가 최근 세부 조직을 정한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공소 — 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것. 검찰개혁 논의에서 수사 기관과 공소 기관을 어디에 둘지가 쟁점이다.
유시민 —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작가·방송인. 범여권 성향 논객으로 꼽힌다.
흐름
이 대통령은 9월 18일 순방 전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목표"라며, 법무부 안에 수사 기관과 소추(기소) 기관을 나누는 것이 원래 최대치의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을 두고 수사 기관을 법무부 밖으로 완전히 떼어내는 방안을 기대한 쪽에서 반발이 나왔고, 유 작가가 22일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은 같은 회견에서 여권 내부 분열을 멈추자고 촉구한 바 있다.
왜 중요한가
10월 2일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개혁의 최종 설계, 특히 수사 기관을 어느 부처 아래에 둘지를 두고 여권 안에서 해석이 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와대가 실제로 법적 대응에 나설지, 중수청 출범 이후 추가 입법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가 다음에 볼 대목이다.